달향~ 2022. 1. 19. 21:50

윔지스 덴탈껌 여름에는 거들떠도 안 보더니 역시 겨울에 먹는 간식이 더 맛있는 줄 아는군
창포원에 가서 생전 처음 오리구경하는 가을양. 가을이 생각 '오리는 춥지도 않나보다. 호수도 얼었는데... 난 털옷 입고도 추운데...ㅠㅠ'
겨울간식 넘버원 고구마. 가을이의 최애간식(뭔들) 기지개 켜기로 고구마를 반기는 중.
산책길에 만난 이장님 사모님. 바로 앞이 딸기 하우스. 한웅큼 주셔서 가을이랑 나눠먹은 딸기. ㅋㅋ 딸기가 엄청 달달 꿀맛이다. 지난 몇 년 먹어본 딸기 중 가장 맛있었다.

수박 외 과일을 안 좋아하는 나는 작년에는 이런 딸기 냉장고에 한소쿠리 있어도 안 먹었는데(어디 딸기 뿐이랴. 과자, 초콜렛, 빵 등등 항상 풍부해서 쉽게 구할 수 있던 것들), 귀해지니까 더 맛있고 고맙고 하나하나, 한입한입에 제대로 마음챙기며 먹게 된다는 걸 더욱 새삼 느낀다.

 

부족함과 불편함에서 오는 감사함이 있다는 걸 많이 체험하고 있는 요즘이다. 영화 Dinner with Andreas에서 주인공 안드레아스의 말대로 요즘 사람들은 풍요와 안락함에 너무 도취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불편함들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감사함과 애틋함, 살가움을 잘 못 느끼게 된다. 작은 것들에 쉽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삶은 더욱 풍요롭고 행복한 삶이다.  쌓여 있는 간식거리를 두고도 땡기지 않는다며 더 맛있는 거 뭐 없을까? 고민하며 떨어진 입맛을 탓하던 때에 비하면 어쩌다 발견한 사탕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고 기뻐하는 나를 보며 요즘 느끼고 있는 사실이다. 당시 함께 이 영화를 보던 사람은 별 느낌없이 지루해 하며 봤던 영화였지만 나는 이 주제에 격하게 공감했는데 주인공 안드레아스의 대사들이 요즘 더 새록새록 떠오르며 다시금 공감을 하게된다.

 

귀촌 후 첫겨울인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것 같다. 작년에 서울에 있을 때는 오히려 너무 따뜻해서 추운 날을 좋아하는 나는 좀 섭섭한 겨울이다 싶었는데 이번엔 추워도 너무 춥다. 우리집은 거실겸 주방으로 사용하는 공간에는 보일러도 없고 주방에는 더운 물도 나오지 않는다. 설거지 하고나면 손가락이 꽁꽁 언다. 고무장갑 안에 끼려고 속장갑도 한 다발을 사놨다. 몰랐는데 속장갑을 끼니 불편하긴해도 손가락은 확실히 덜 시리다.

발 씻자마자 신어 본 털 슬리퍼. 평소에는 바지 두벌에 양말 두켤레씩 신어야 할 정도로 춥다.

쿠팡에서 아주 튼튼한 재질인 eva소재 털 슬리퍼를 발견, 너무 기뻐서 바로 주문했다. 도착한 날 발 씻자마자 바로 신어 봤는데 포근하고 좋다. 슬리퍼 바닥도 두꺼워서 거실 바닥의 찬기운을 어느정도 방지해 주는 것 같다. 

우리집에서 열일하는 전기난로. 귤도 구워준다. ㅎ

방에만 탄소매트를 깔았는데 전기료가 걱정되어 저녁에 3시간 정도만 켜고 주로 난로를 사용한다. 방을 빠르게 훈훈하게 하기에는 탄소매트 보다 난로가 더 효과적인 것 같다.

무농약으로 정성스럽게 재배한 가을무를 볕에 말린 후 덖는 중.

지난 봄부터 초겨울까지 정성스럽게 재배한 무를 잘게 썰어 겨울 햇빛에 말렸다. 얼렸다 녹였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더 맛있다고 하여 일부러 겨울에 말렸다. 날이 건조해서 볕 좋은 날 며칠만 말려도 금새 빠싹 마른다. 

 

어설프지만 팬에 살짝 덖어도 봤다. 무차를 만들기 위해 말이다. 냄새가 고소하다. 먹어봤더니 오잉? 의외로 맛이 있다. 맛은 달고 오징어 냄새?가 나는 것이 묘한 끌림이 있는 맛이다. ㅋ 쫄깃쫄깃해서 그냥 이대로 간식으로 먹어도 될 정도로 맛이 괜찮았다. 가을이도 잘 먹는다. ㅎㅎ

 

고마운 분께 선물로 드리고 남은 건 병에 담아 추운 날 차로 마시고 있다.

팥을 넣은 귀리죽

어릴땐 죽을 왜 먹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담백하고 부드러운 죽이 맛있어진다. 죽은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오트밀을 살까 하다가 가격도 그렇고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귀리로 오트밀처럼 부드럽게 만들면 되겠다싶어서 생귀리 10kg를 샀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여기에 불려 삶은 팥을 소량 넣어 같이 끓이니 심심한 귀리죽에 팥이 씹는 재미와 풍미를 더해준다.

천일염과 호박씨, 들깨가루를 얹어 먹는데 큐민을 조금 섞어 먹기도 한다. 따뜻한 죽 한사발은 몸과 마음을 모두 따뜻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벌써 1월도 중순이 다 지났으니 기껏해야 한 달이면 겨울도 끝이리라. 따뜻한 죽과 맛있는 간식(고구마, 무, 뻥튀기) 의 힘으로 조금만 버텨보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