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리 무는 파종 후 50-60일 사이에 수확을 할 수있다고 한다.
내가 파종을 했던 건 8월 20일 경 이었으니 이론 상으로는 이 달 10일 경부터 뽑아서 먹었어도 되는 것이다.
그런데 땅을 뚫고 삐죽 올라온 무의 크기로 봐서는 뽑기에 너무 이른 것 같아 조금만 더 키워야 겠다 싶어
그냥 두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저께 뉴스에서 10월 한파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에 정성 들여 키워 놓은 무가 얼까봐 걱정이 되었다.
다 얼려 바람들게 하느니 작아도 그냥 뽑는 것이 남는 장사라 설레는 마음으로 한 놈을 슬며시 뽑아 보니 헐! 기대 이상으로 잘 큰 것이다.
마트에서 파는 알타리무 보다 크고 총각무라고 부르기엔 미안할 정도로 큰 무도 많았다.
첫 농사치고 이 정도면, 게다가 화학 농약도 안 치고 화학 비료도 주지 않은 점 까지 감안하면
참 잘 했어요~. 이다.
일부 그저께 뽑아서 큰 비닐에 잘 밀봉하여 처마 밑에 두었다.
김치 냉장고를 새로 장만했지만 알타리 조금 보관하자고 큰 김냉을 켜는 건 너무 비효율적 이라서
날도 서늘하니(밤 최저 기온 1도) 김치 담글 때 까지만 이렇게 밀봉하여 그늘에 보관 하기로 했다.
그리고 반 남은 알타리는 어제 낮에 뽑아서 다듬어 두었다가 오늘 드디어 생애 처음으로 내 손으로
농사 지은 알타리 무로 생애 처음 알타리 김치를 담가 봤다.
오후 4시에 다듬기 시작해서 저녁 9시 30분에 마쳤다.
알타리 무가 절여 지고 있는 도중 한 시간 좌선 수행과 가을이 산책, 씻은 시간을 제외 하면
알타리 무를 다듬기 부터 씻어서 소금물에 저려 두고 양념 만들어서 무치기 까지 총 3시간 넘게 걸린 것 같다.
다리도 뻣뻣해지고 뒷목도 뻐근했지만 그래도 너무 뿌듯하다.
생애 첫 김냉까지 장만했다.
그 김냉 큰 통을 알타리 무 김치로 채우고 나니 벌써 부터 든든하다.
월동 준비도 하고 뭔가 제대로 살림하는 기분이다. ㅎ
나중에 배추 수확해서 김장 김치 담을 날이 기대 된다.
무청 부분만 맛을 봤는데 양념도 괜찮고 무청 맛도 알싸해서 맛이 좋다.
양념도 적당히 남았고 마침 배추 솎아서 씻어 둔 것이 있어 버무려서 먹어 봤는데 기가 막히게 맛있다.
김치 담느라 찐 고구마로 대충 허기를 채워서 그런지 배추 겉저리가 완전 꿀맛.
밤 10시에 찬밥 후다닥 데워서 한 공기 뚝딱했다. 행복하다. ㅎㅎ
여러모로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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