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비글 가을이와 함께하는 귀촌일기 14

내가 이처럼 봄을 기다린적이 있던가!

봄이다. 근데 이곳 날씨는 7월 한여름 날씨다. 30도를 넘어 하루종일 푹푹쪘다. 거의 4개월여만에 블로그에 로그인을 해본다. 지옥같은 겨울을 지내며 손가락이 시려 자판을 두드리기 싫다는 핑계로 미루던것이 어느새 버릇이 되고말아 봄이 되어서도 미루고 미루다가 이대로는 그동안 저장한 사진들이 뒤죽박죽 처치가 곤란해질것 같아 큰맘 ㅎ 먹고 사진도 정리할 겸 기록을 하기로 했다( 왓챠에서 보다 말았던 [적벽대전]을 마저 보려고 했었으나...) 정말이지 내 생애 이번처럼 봄을 고대하고 고대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나는 봄을 싫어했다. 아마 30대 초반까지도... 명절분위기나 크리스마스분위기같은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싫어했던지라 봄이라며 들떠서 흥에 겨워하는 분위기 역시 짜증스럽게 느껴졌던 어둡던 시절이..

귀촌 후 맞는 첫겨울

수박 외 과일을 안 좋아하는 나는 작년에는 이런 딸기 냉장고에 한소쿠리 있어도 안 먹었는데(어디 딸기 뿐이랴. 과자, 초콜렛, 빵 등등 항상 풍부해서 쉽게 구할 수 있던 것들), 귀해지니까 더 맛있고 고맙고 하나하나, 한입한입에 제대로 마음챙기며 먹게 된다는 걸 더욱 새삼 느낀다. 부족함과 불편함에서 오는 감사함이 있다는 걸 많이 체험하고 있는 요즘이다. 영화 Dinner with Andreas에서 주인공 안드레아스의 말대로 요즘 사람들은 풍요와 안락함에 너무 도취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불편함들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감사함과 애틋함, 살가움을 잘 못 느끼게 된다. 작은 것들에 쉽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삶은 더욱 풍요롭고 행복한 삶이다. 쌓여 있는 간식거리를 두고도 땡기지 않는다며 더 맛있는 거 ..

따뜻한 겨울 아침 시골집 길냥이와 비글 가을이

아침 준비를 하다가 길냥이와 가을이가 한샷에 포착되었다. 아마도 우리가 오기 전 이 집에서 터줏대감처럼 살았을 것 같은 능청꾸러기 냥이다. 가끔 밥을 주는데 쥐나 다른 야생 동물들을 잡아 먹었던 습성 때문인지 내가 주는 밥은 조금 깨작 거리다 만다. 대문 아래 문틈으로 제집 드나들듯 맘대로 드나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나와 눈이 마주치곤 하는데 내게서 뭔가를 바라듯이 한참 쳐다보다가 어슬렁 거리며 이내 사라지는 웃긴 녀석이다. ㅎ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가을이와 가을이를 역시 무서워하는 길냥이. 담장위에 올라 가을이를 경계하며 지켜 보고 있는 길냥이와 아무것도 모른채 녀석의 흔적만 킁킁 거리다가 응가하러 가는 가을이 모습이 딱 톰과 제리의 모습 같다. 아침 준비 하다 말고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어 두..

타이어에 피스박혀 지렁이로 땜빵

오늘 등산을 가려고 며칠만에 운전을 했다. 시동을 걸고 출발한지 5분도 안 되어 타이어 압을 체크하라는 경고등이 뜨는 거다. 어라? 6개월 전에 체크 했을 때 빵빵했었는데... 계절이 바껴서 그런가? 그러고보니 왠지 운전석 쪽으로 차가 약간 기울어진 느낌이 들었다. 찜찜해서 차를 세우고 확인을 해보니 역시나 요렇게 피스가 떡 박혀 있다. 타이어도 엄청 찌그러져 있는 걸 보니 피스 박힌지가 꽤 오래 된 것 같다. 첫 차이고 이런 일이 처음이라 많이 당황이 되었다. 피스를 빼려다 생각해보니 그렇게되면 구멍이 커져서 카센터까지도 주행을 못 할 것 같아 피스를 그대로 두었다. 다행인 것은 대략 7분 거리 면소재지에 카센터가 있다는 것이다. 비상깜빡이를 켜고 서행하여 카센터에 무사히 도착. 일단 한산해서 다행 이..

직접 재배한 무배추로 나혼자 김장 김치 30포기 담근 날

11월 27일 배추를 뽑았다. 심을 때는 80포기 였는데 남은 건 40포기다. 3포기는 뽑지 않고 그냥 남겨 두었다. 비닐로 잘 보온을 해서 봄에 봄동이 되는지 보고 싶어서이다. 안 되겠다 싶으면 뽑아서 배추국이라도 끓여 먹으면 된다. 그리고 2포기는 비닐에 넣어 스치로폼박스에 넣어 두었다. 일종의 월동 준비 거두절미. 내 생애 처음으로 김장김치 담근 날을 기록하기로 한다. 주로 사진으로... 2021. 11. 30-12. 1 2일간의 김장김치 담근 기록 배추는 20포기 같은 35포기 (늦게 정식한 이유로 결구가 잘 안 되어 배추 포기가 아주 작은 편이다.) 김장 담기 위해 새로 구매한 대형 스텐 다라이11호(버무릴 용도), 플라스틱 다라이와 플라스틱 손잡이 있는 버킷(저린 배추를 씻기 위해 싱크대로 소..

파종 80일 된 유기농 김장무 수확한 날

참, 어제 김장 하셨다며 김치 한대접을 가지고 오신 앞집 아주머니께도 가장 큰 무로 골라서 5개 드렸다. 어제 무 뽑자마자 드리려고 준비해 뒀는데 집에 안 계셔서 김냉에 보관해 두고 있었는데 저녁 무렵에 오셨기에 반가왔다. 김치 주신 것은 너무 감사하게 받았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아주머니도 무농사를 조금 하셔서 괜찮다고 사양하시는데 제가 키운, 그것도 유기농 무이니 드셔 보시라고 손에 쥐어 드렸더니 좋아 하신다. 어제 무뽑고 다듬어서 김장김치에 넣을 무는 김냉에 보관하고 겨우내 두고 먹을 무들은 대형 비닐로 밀봉해 고무통에 넣어서 창고 옆 바람 안 드는 곳에 임시로 두었는데 어디로 옮길지 아직 모르겠다. 오늘은 어제 다듬어 둔 무청으로 시래기를 만들었다. 별거 아닌데도 참 뿌듯하다. 자연에 순응..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제재)로 요거트를 만들어 보았다.

가을이는 동물용 나는 사람용으로 캡슐 유산균을 먹고 있다. 아이허브에서 주문한 동일 브랜드의 제품인데 오늘 아침 유산균을 먹다가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유산균 캡슐로 요거트를 만들 수 있을까?" 우유 유통기한이 임박하기도 했고 호기심도 발동하여 안 될 거 없을 것 같아 해 봤다. 살짝 데운 우유500미리를 유리병에 넣고 유산균 100억 캡슐 하나를 다 넣었다. 알리에서 겟한 브레드 메이커에도 요거트 제조 기능이 있지만 양이 많지 않아 아날로그 방식으로 간단하게 핫팩을 이용했다. 핫팩이 식을 때 쯤 다시 물을 끓여 더운 물로 교체 한 후 우유와 유산균이 담긴 유리병을 수건으로 감싸고 핫팩과 함께 담요로 돌돌 말아 따뜻한 곳에 두었다가 12시간 만에 꺼내 보았다. 걸쭉한 요거트가 아닌 몽글몽글 순두부 비쥬..

노령견에 접어든 10살 비글 가을이

지난 여름 생일을 지낸 가을이는 10살 노령견이 되었다. 사람 나이로는 70대에 들어선 것이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부쩍 더 추위를 많이 탄다. 영상 7도라는 화창한 날씨에도 온 몸을 바들바들 떨어서 산책때 뿐만 아니라 집 안에서도 옷을 입혀 주어야 한다. 물론 시골 구옥들이 도시의 아파트 보다 많이 춥기는 하다. 그렇다해도 이렇게 이불 속만 파고 드는 가을이의 모습은 처음이라 많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비글은 보통 12살에서 15살 까지 산다고 한다. ㅠ 사람도 나이 들면 추위도 더 타고 조금만 움직여도 이내 눕고 싶어지니까(내가 요즘 그렇다.) 10살 가을이랑 40대 후반 내가 같이 늙어 가고 있음이 확 실감이 된다. 나는 감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잠시 머무르는 우리집엔 감나무가 두 그루나 있다. 앞마..

첫 김장배추와 김장무 80일째

지난 글에 이어 업로드 되지 않은 뒷부분을 다시 정리한 내용 농사 쌩초보라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 가장 많은 정보를 얻고 있는 채널은 유튭 동영상과 농업기술포털인 농사로 사이트이다. 농사로 농업기술포털 www.nongsaro.go.kr 처음엔 밭을 일군 후 이랑고랑을 만든 다음 배추 모종살때 같이 샀던 검정 비닐로 배추와 무를 심기 위해 비닐 멀칭을 했었다. 그런데 계속되는 비 때문에 배추 뿌리가 썩을 수 있다는 우려에 비닐을 벗겼는데 지금 생각 해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비닐멀칭의 목적은 잡초가 자람을 방지하기 위함도 있지만 보온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요즘처럼 추운 날 비닐 멀칭이 되어 있다면 약간의 보온 효과가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밭준비 부터 결구까지 밭 준비는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