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행

사띠sati의 특성과 세 가지 주요한 요소

달향~ 2020. 5. 19. 23:22

1. 용어정리 : 사띠, 사띠빳타나, 위빳사나

사띠sati의 대표적인 뜻은 '기억'과 '알아차림'입니다. 사띠는 '마음챙김', '새김'등으로 번역됩니다. 그리고 '사띠빳타나'는 'sati'와 'upatthana'의 합성어로, '사띠를 강하게 함', 또는 '사띠를 확립함'의 의미입니다.

 

위빳사나는 '지혜 또는 반야의 계발'과 관련이 있으며, 사띠는 지혜 또는 반야의 계발에 필수불가결하며 매우 유익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사띠빳타나'는 이러한 '지혜 또는 반야의 계발'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계발 방법을 제시해 주며 우리가 열반으로 향해 가는 여정에 확실한 도움을 주는 수행 방법입니다. 그래서 '위빳사나 수행'이라는 용어보다 '사띠빳타나 수행'이라는 표현이 더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표현입니다.

 

Bronze buddha statue

2. 사띠의 세 가지 주요한 요소

1. 사띠의 첫 번째 요소 : 일어난 현상을 주시, 주목하여 알아차림. 

사띠는 순수한 주시, 주목이어야 하며 현상이 일어나는 바로 그 순간에 주시하여 그 현상이 일어났음을 아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음에 갑자기 '화'라는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사띠가 없을 때 '화'라는 감정에 휩싸여 그 순간 '화 = 나'가 되  고 맙니다. 

 

2. 사띠의 두 번째 요소 : 일어난 현상을 단지 있는 그대로 봄

사띠는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어떤 선입견 혹은 개념과 관점을 통하여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분명하게 아  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존재를 오감의 작용을 통해 인식할 때, 일반적으로 순수한 인식이란 없습니다. 대개의 경우 자

신의 경험으로 축적된 '관점' 혹은 '선입견'이라는 오염된 안경을 통하여 인식합니다. 반면 사띠는 이러한 관점이나 선입견이 없는 순수한 인식의 상태를 말합니다.

 

3. 사띠의 세 번째 요소 : 기억

어떤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은, 사실은 어떤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을 '인식하였다'는 의미입니다. 사띠는 그 '어떤 현상이 일어났음'의 인식을 다시 '아는 행위'입니다. 어떻게 해서 '다시 아는' 것일까요? 찰나이기는 하나 조금 전에 인식한 것을 순간적으로 기억을 통하여 다시 아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띠는 순간적으로 성림합니다. 따라서 사띠는 전광석화와 같은 빠름을 요구합니다.

 

3. 사띠의 특성

1. 사띠는 거울처럼 있는 그대로의 반영이다.

사띠는 일차적으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의 일어나는 양상 그대로를 반영합니다. 그래서 사물이 깨끗하게 닦여져 있는 거울에 그대로 비친 것과 같습니다. 사물에 대한 빛의 반사작용은 그 사물의 실상을 거울 면 위에 비춥니다. 다만 거울 표면이 오염된 때로 실상이 비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만일 오염된 때를 닦아내기만 한다면 그 사물의 실상은 거울에 비칠 것입니다. 사띠는 오염된 때가 제거된 거울에 비친 실상을 보는 것입니다.

 

2. 사띠는 판단하지 않는 주시이다.

사띠는 판단하지 않으면서 현상을 단지 그냥 바라보며 주시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현상을 있는 그대로 균형 잡힌 평등심으로 주시하여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결정하지도 않고, 판단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주시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어떤 체험을 하든 사띠는 단지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그것은 그냥 삶의 또 하나의 사건, 자각해야 할 또 하나의 대상일 뿐입니다. 그것은 자랑스러워할 것도, 부끄러워할 것도 아닙니다. 기뻐할 것도, 슬퍼할 것도 아닙니다. 나에게 중요한 것도, 불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에 그냥 이렇게 있는 것일 뿐입니다. 사띠는 그렇게 받아들이는 주시입니다.

 

3. 사띠는 치우침 없이 지켜보는 것이다.

사띠는 편들지 않고, 인식된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단지 그냥 알아차리는 행위입니다. 사띠는 모든 마음의 작용, 모든 경험을 치우침없이 똑같이 대합니다. 아무것도 억제하지 않고, 더 키우려고 하지 않고, 없애 버리려고 하지 않고, 부끄러워 외면하지 않고, 합리화하지 않고, 도망가려고 하지도 않고, 치우침 없는 중도에서 단지 그냥 지켜보는 것입니다.

 

4. 사띠는 개념화되지 않은 자각이다.

사띠는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은 대상을 알아 일어난 산냐와 그외 마음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이므로 개념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사띠는 관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자각' 입니다. 대상을 항상 처음 새롭게 경험합니다. 그러므로 사띠는 일어나는 사건에 대하여 생각의 과정을 뛰어넘어 직접적이고, 즉물적이고, 직관적으로 체험하는 것입니다. 사물을 인식할 때 생각하는 과정, 그 이전의 순간적인 앎의 과정이 사띠입니다. 사띠는 지적인 자각이 아닙니다. 순수한 자각이며, 직관적 자각입니다. 

<태국의 아잔차 스님은 사띠 : recollecting(잊지않음, 기억), 삼빠자냐 : self-awareness(자각)로 구별하셨는데 이 책에서는 사띠를 자각에 포함시킨 것 같습니다. 사띠는 '대상을 잊지않음'이고 삼빠자냐(자각)는 사띠하고 있음을 아는 마음(the one who knows)으로 보는 다른 위빠사나 전통도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5. 사띠는 현재 이 순간의 자각이다.

사띠는 바로 지금, 여기서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주시하는 것입니다. 사띠는 현재, 계속 지나가고 있는 과정의 연속선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과정의 내용을 순간순간 자각합니다. 어렷을 때 친구와 놀던 사건이 생각나서 회상에 젖어 있다면 그것은 그 당시의 사건을 지금의 관념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친구와 놀던 사건이 기억으로 떠오르자마자 그 옛일이 떠올랐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면 그것은 사띠입니다.

 

6. 사띠는 변화에 대한 자각이다.

사띠는 대상이 변해 가는 과정. 내용. 구조의 현상을 지켜봅니다. 사띠는 모든 현상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연속하여 봅니다. 사띠는 현상이 변화하는 것을 주시하면서 새롭게 자각합니다. 몸과 마음속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육체적. 감정적. 정신적 현상들을 알아차리며 주시하여 그것들이 일어나서 사라지는 변화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합니다.

 

7. 사띠는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닌 깨어 있음이다.

사띠는 '나'와 무관하게 일어납니다. 사띠하고 있는 사람은 '나', '나의 것'이라는 개념과 무관하게 모든 현상을 봅니다. 일어난 현상에 대해 '나'와 '나의 것'이라는 허망한 전제 없이 그대로의 '깨어 있음'입니다. 수행자의 왼쪽 다리에 통증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보통의 의식 상태에서는 "나는 아프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띠를 확립하고 있는 사람은 그 느낌을 '단지 그러한' 느낌이라고 주시할 것입니다.

 

8. 사띠는 참여하면서 주시하는 것이다.

수행자는 참여하면서, 동시에 인식하여 관람합니다. 수행자가 자신의 육체의 움직임이나 감각 그리고 감정을 지켜본다면, 그 느낌과 감정은 그의 내부에서 일어난 것이므로 그가 참여하고 있는 동시에, 바로 그 순간 그는 그것을 인식하여 주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어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띠 자체가 오히려 너무 단순하고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개념일수록 그것은 완전히 정의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사띠는 사물을 처음 인식하여 개념화하고 식별하기 이전의 아주 짧은 순간이며 '아, ~이구나'라고 언어화하기 이전에 일어납니다.

 

출처 <사띠빳타나 수행> 우 냐나로까 사야도 법문, 비구 감비라냐나 정리